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뛰어난 서사




아가씨

The Handmaiden

개봉 : 2016. 06. 01

장르 : 드라마, 스릴러

감독 : 박찬욱

출연 : 김민희(히데코), 김태리(숙희), 하정우(백작) 등

러닝타임 : 144분

연령 : 청소년 관람 불가

 


개인적 평점

4.7/5.0


 

 

*  스포일러 및 결말, 주관적 견해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성애(퀴어) 영화입니다. 정서에 맞지 않으신 분들은 유의해주세요.

 

 

 

제 1부

 

작중 배경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입니다. 따라서 조선땅이지만, 일본 순사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식구들과 인사하며 어디론가 떠나는 숙희.

 

 

도착한 곳은 대저택입니다.

 

숙희는 하녀 역할을 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그녀는 대저택을 관리하는 사사키 부인에게 허름한 잠자리 공간을 안내받습니다.

 

그 옆은 히데코 아가씨의 방입니다.

 

 

장소가 불만스러웠지만 잠들려던 찰나, 히데코의 방에서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급하게 찾아가 보니, 미쳐서 목을 매달아 돌아가신 이모 귀신이 보였다는 히데코.

 

 

숙희는 히데코에게 사케 한 모금을 먹인 후, 자장가를 부르며 그녀를 안정시킵니다.

 

 

사실 숙희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보영당'이라는 전당포의 장물어미에게서 자란 사기꾼입니다.

 

 

보영당에 고판돌(후지와라 백작)이 방문합니다. 고판돌은 제주도에서 온 집창촌의 잡부 출신입니다. 그러나 그는 히데코의 재산을 노리고 일본에서 온 백작 노릇을 하며 그녀와의 결혼 계획을 세웁니다. 그는 히데코의 상속을 받자마자 그녀를 정신병원에 가두어 놓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계획에는 그와 히데코를 이어 줄 조력자가 필요하였기에, 어리숙해 보이는 숙희가 대가를 받고 하녀를 맡기로 합니다.

 

숙희에게도 한 밑천을 쌓아 조선땅을 벗어나고자 하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숙희는 다른 하녀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등 하녀 생활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숙희와 히데코의 정식 만남.

 

숙희는 히데코에게 첫눈에 반합니다.

 

 

낭독 시간이 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며 숙희에게 백작의 하녀 추천서를 읽게 시키는 히데코.

 

 

숙희는 글을 모르기에 추천서를 읽지 못합니다.

 

 

히데코가 숙희의 이름이 적힌 메모를 보여주지만, 읽지 못합니다.

 

글은 배우면 되며, 욕이나 도둑질을 해도 좋지만 거짓말만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히데코.

 

 

히데코가 숙희에게 자신의 어머니 사진을 보여줍니다. 히데코의 어머니 역시 히데코를 낳다가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다른 하녀의 괴롭힘으로 인해 한쪽 신발이 없는 숙희에게 자신의 새 신을 선물하는 히데코.

 

 

히데코의 낭독 시간이 되자, 그녀가 숙희에게 정오가 되면 문을 꼭 두드려달라고 당부합니다. 

 

 

정오가 되어 숙희가 히데코를 데리러 가지만,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다며 뱀 조형물을 기점으로 길을 가로막힙니다.

 

 

권위적으로 보이는 히데코의 이모부, '코우즈키 노리아키'입니다. 그는 조선인이지만 일본을 동경하며, 각국의 서책을 수집하는 것을 광적으로 좋아합니다. 그는 외국 서책을 구입하기 위한 금전이 필요해 히데코와의 결혼을 계획합니다.

 

그는 주로 귀족을 초대하여 낭독회를 개최하고, 책을 경매로 판매하여 그들의 환심을 삽니다. 따라서 낭독 시간은 히데코의 낭독회를 위한 연습이기도 합니다.

 

 

히데코의 목욕 시간.

 

 

히데코가 입 한쪽이 찔린다고 하여 살펴보니 이가 뾰족하게 나 있어, 숙희가 골무로 정성스럽게 히데코의 이를 갈아줍니다. 세심한 배려에 히데코는 숙희에게 호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후지와라 백작(고판돌)과 히데코의 만남. 백작은 그녀에게 서양화를 가르쳐주기 위하여(사실은 히데코와의 결혼을 꾀하기 위해) 저택에 왔습니다. 백작이 히데코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입에 발린 소리를 합니다.

 

 

초조하게 서양화 수업 시간을 기다리는 히데코. 백작을 기다리는 듯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사물의 위치를 바꿔보기도 합니다. 밀당을 하려는 듯 본래 수업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백작.

 

 

그는 히데코의 그림을 평가하며, 서양화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처럼 교묘하게 수업을 이어갑니다. 수업이 끝난 후 백작은 숙희에게 이전에 정해 두었던 구호(잘 익었다)를 말하며, 히데코와 자신을 이어달라고 지시합니다. 

 

 

히데코와 숙희의 산책길. 숙희는 히데코에게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음을 말합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물건을 훔치다 걸려 돌아가셨지만, 목을 매셨다고 교묘하게 말을 바꿉니다. 히데코의 이모 역시 목을 매달아 돌아가셨기에 이에 공감하였는지, 숙희를 진심으로 위로합니다. 

 

 

히데코는 그녀의 어머니가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셨으므로, 자신의 존재로 인해 어머니가 목을 매단 것과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그러나 숙희가 그녀의 어머니는 히데코를 낳으며 죽을 수 있어 운이 좋았을 거라 생각했을 거라며, 그녀를 위로합니다. 이에 큰 감명을 받은 히데코.

 

 

숙희는 백작의 뜻대로 자리를 주선하고 둘의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백작과 히데코의 관계가 못마땅한 숙희가 불만을 표출합니다.

 

 

악몽을 꿀 것 같다는 히데코의 말에 함께 누운 둘. 히데코는 숙희에게 백작이 자신에게 청혼했음을 알립니다. 숙희는 히데코와 백작의 관계가 좋을 것이라며 입에 발린 소리를 합니다. 남자가 결혼 후 밤에 원하는 게 뭐냐는 히데코의 말에, 숙희가 그녀에게 경험을 알려주고자 잠자리를 갖습니다.

 

 

그 이후, 히데코에 대한 감정이 확실해졌는지 백작의 계획에 벗어난 행동을 하며, 히데코를 몰아붙이지 말라고 말하는 숙희.

 

 

숙희와 히데코가 함께 있는 시간. 히데코는 억압된 삶 속에서도 너만 있으면 지금 이대로도 괜찮을 것 같다며 숙희에게 마음을 드러내지만, 숙희는 히데코가 백작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합니다.

 

 

숙희의 말에 분노한 히데코가 그녀에게 뺨을 때린 후 방 밖으로 내쫓습니다.

 

 

백작은 히데코에게 코우즈키가 일주일 간 외출하는 날을 틈타 일본으로 도피 후 결혼을 하자고 합니다. 히데코는 숙희를 데려가는 조건으로 백작의 청혼에 승낙합니다.

 

코우즈키의 외출 날, 이모부는 히데코에게 '지하실'을 잊지 말라며 협박합니다.

 

 

어두운 밤이 되고, 일본으로 도피를 실행하는 히데코와 숙희, 그리고 백작.

 

 

백작의 계획대로 히데코와 그의 결혼이 성사됩니다.

 

 

히데코를 정신병원에 넣기 위한 상담도 끝냈습니다.

 

 

정신병원 앞. 히데코와 포옹을 마친 숙희는 히데코를 떠나보낼 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정신병원에 잡혀 들어가는 건 숙희.

 

 

히데코 마저 하인 행세를 하며 숙희를 미친 사람 취급을 합니다.

 

 

알 수 없는 웃음을 짓는 히데코.

 

숙희는 백작의 계획과 달리 자신이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제 2부

 

 

히데코의 유년기 시절입니다. 권위적인 코우즈키 아래서 자란 히데코는 어린 나이에 학대를 받았고, 원치 않게 음서 낭독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히데코의 이모 역시 귀족들 앞에서 음서 낭독을 하는 등 부당한 환경 속에서 미쳐버리고 말았고, 자살합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어린 날의 히데코. 그날 이후, 히데코는 사람에 대해 기대감이 없었고, 회의감을 느낍니다. 또한, 이모의 자살 이후 음서 낭독을 떠맡게 된 히데코.

 

 

고판돌은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진 귀족 행세를 하며 낭독회에 참여하였고, 히데코에게 관심을 갖습니다. 또한, 고판돌 특유의 입 발린 소리로 이모부의 환심을 삽니다. 이때부터 히데코의 재산 상속 계획을 하는 고판돌.

 

 

고판돌은 히데코를 몰래 불러들여, 자신이 그녀의 재산에 관심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따라서 그녀를 억압된 삶에서 꺼내 주는 것을 대가로 재산을 받겠다고 협상하였습니다. 한 가지 걸리는 점은 이모부가 히데코를 찾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완전무결한 계획을 위해 어리숙한 하녀를 구해 '히데코'의 이름으로 정신병원에 넣고, 히데코는 그 하녀의 신분으로 자유를 쟁취하겠다는 세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백작과 히데코의 비밀스러운 계획.

 

 

히데코는 숙희의 모든 것을 보고 있었습니다.

 

 

초반부, 글을 읽지 못하는 숙희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시킨 '숙희의 이름이 적힌 메모'에도, 숙희의 일본 이름인 '타마코' 대신 '후지와라 히데코 백작 부인'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이는 정신병원에서 히데코의 신분이 될 숙희를 뜻하기도 합니다.

 

 

초반부, 숙희를 괴롭히는 하녀들로 인해 숙희가 도망갈까 봐(계획이 무산될까 봐) 히데코는 하녀들에게 손찌검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숙희에게 점차 마음이 가기 시작한 히데코.

 

숙희가 백작에게 히데코를 몰아붙이지 말라고 말한 날, 뒤에서 엿듣고 있었던 히데코는 백작에게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백작을 사랑하게 될 거라는 숙희의 말에 배신감을 느끼고 손찌검을 한 날.

 

 

히데코는 망설임 없이 자살 시도를 합니다.

 

 

그러나 자살하려던 히데코를 붙잡은 숙희. 그녀는 히데코에게 잘못을 고하며 모든 계획을 털어냅니다.

 

 

히데코 역시 숙희에게 백작과의 계획을 털어냅니다.

 

 

그렇게 새롭게 시작된 히데코와 숙희의 계획. 보영당 식구들에게 계획이 달라졌음을 알립니다. 

 

 

일본으로 도피 전, 히데코는 숙희와 함께 자신의 치부였던 서재에 방문합니다. 부조리한 실체를 낱낱이 알게 된 숙희.

 

 

숙희는 자신의 일처럼 분노하며 코우즈키 서재의 소장품들을 없애버립니다. 히데코는 처음에 망설였지만, 합세하여 그것들에 먹을 뿌립니다.

 

 

울타리에서 벗어나 후련한 마음으로 자유롭게 들판을 뛰어가는 숙희와 히데코.

 

 

모든 것이 백작을 속이기 위한 계획이었지만, 숙희를 보낸 히데코의 마음은 편치 않아 보입니다.

 

 

제 3부

 

처음엔 동업자였지만, 히데코에게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백작.

 

 

숙희는 보영당 식구들의 조력으로 무사히 정신병원에서 빠져나오게 됩니다.

 

 

결혼 예물로 받았던 아편(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백작에게 자살 용도로 받은 것)을 이용해 히데코는 백작에게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히데코가 이모부에게 백작의 실체를 담은 편지를 보냈습니다. 따라서 코우즈키의 해결사에게 끌려가는 백작. 

 

 

고문을 받으며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았던 백작은 수은을 이용해 코우즈키와 함께 동반 죽음을 맞이합니다.

 

 

히데코가 백작으로 신분을 위장하여 무사히 상하이로 떠나는 숙희와 히데코. 둘의 웃음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보는 내내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 영화입니다.

 

 

생각보다 평점이 낮아 이유를 찾아보니, 불필요한 베드신, 잔인함 등이 이유였습니다. 확실히 매니악한 음서 소재와 성기 노출(이모부의 지하실)로 수위가 다소 높았지만, 필자는 그만큼 비도덕한 캐릭터성을 입체적으로 나타낼 수 있고, 억압적 환경에서 벗어난 히데코의 극적인 상황을 부각할 수 있어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베드신 역시 관람객이 히데코와 숙희의 관계를 단순히 친우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연인 관계라는 것을 확실시하는 장치로 작용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장센과 영상미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서재의 실체를 알아차린 숙희가 코우즈키의 소장품을 찢고 적시며 없애버리는 장면, 그리고 높지 않은 돌담이었으나, 히데코가 숙희의 도움을 받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듯 장소에서 벗어나는 연출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밝게 웃으며 들판을 뛰어가는 둘의 모습 역시 최고의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여태껏 보았던 퀴어 영화의 결말은 해피엔딩보다는, 세드엔딩인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영화 포스터에 나온 남녀 인물들이 서로 이어지거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면 어떡할까, 하며 영화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1부가 끝났을 때는 정말.... 히데코와 숙희의 관계를 확신할 수 있는 장면이 있었음에도 고판돌과 히데코의 계략이었구나, 하며 망연자실했습니다. 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서사에 감탄했습니다. 

 

 

영화 <아가씨>는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원작 <핑거 스미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하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이 보시면 좋아요

 

퀴어 영화가 궁금하신 분

반전 있는 스토리를 좋아하시는 분

미장센이 뛰어난 영화를 찾으시는 분

 

 


 

 

더 생각해볼거리

히데코가 죽음을 결심하게 만드는 것

 

 

 

본래 벚나무에는 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제 1부에서 히데코와 숙희가 도피하는 과정에서, 벚나무에 줄이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줄은 2부에서 서로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로 쓰였습니다.

 

히데코는 부조리하고 억압된 삶을 살고 있었음에도, 자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숙희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자, 망설임 없이 자살을 결심합니다.

 

이를 통해 히데코가 죽음보다 두려웠던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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