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따뜻할 남쪽을 향하여.
더 로드
The Road, 2009

개봉 : 2010. 01. 07
장르 : 모험, 드라마, 스릴러
감독 : 존 힐코트
출연 : 비고 모텐슨(남자), 샤를리즈 테론(여자), 코디 스밋 맥피(소년) 등
러닝타임 : 111분
연령 : 15세 관람가
개인적 평점
4.2/5.0
* 스포일러 및 결말, 주관적 견해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 좋은 예감이 들었는지, 잠에서 깬 남편.

그는 급하게 욕실에 가서 물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의 곁에는 임신한 아내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여길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바깥에는 사람을 찾는 비명이 들립니다.

현재. 잠에서 깬 아버지(남편). 말끔했던 꿈속 모습과 달리 풍파를 맞은 모습입니다.

그의 곁에는 아들이 있습니다.

종말이 다가온 듯, 한 순간에 세상은 폐허가 되었습니다. 우거진 숲의 모습은 간데 없이, 나무들이 형체를 잃고 쓰러져 있습니다. 부자는 '남쪽'을 향해 고단한 여정을 떠납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식량과, 추위를 이겨낼 것, 그리고 신발 등입니다. 아버지는 길거리에서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찾아보지만, 남아난 것이 없습니다.

비록 바깥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아버지로서 아들과 유대를 형성합니다.


다음 날, 살아있는 것보다 죽음이 낫다고 판단한 아버지. 그는 아들에게 자살하는 법을 가르치고 자신도 죽을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아들의 얼굴을 보자 과거를 떠올립니다.

회상. 극한의 상황에서 아내가 임신에 임박하였습니다. 아내는 아이를 낳는 것을 극도로 거부했지만, 결국 집에서 힘겹게 출산합니다.

다시 현재. 꿈에서 깬 아버지가 의식을 찾자마자 총기를 찾습니다. 이는 안전하지 못한 현실을 뜻하기도 합니다.

부자 곁에 생존자를 탄압하는 강도 무리가 다가옵니다.


아버지는 급하게 아들을 데리고 숲 사이에 숨어보지만, 소변을 누러 온 남성에게 들키고 맙니다. 생존하기 위해 아버지는 총기를 들고 남성을 위협합니다. 남성도 자신이 위험할 것을 감지했는지 함께 무리에 들어가자며 아버지를 회유합니다.

갑작스러운 소음에 아버지가 시선을 돌린 틈을 타, 아들을 위협하는 남성.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었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위험에 빠지자 망설임 없이 총을 쐈습니다.

회상. 아내는 재난 상황에서 살아있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고 남편에게 총알 두 발을 건넵니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남편.

아내는 공허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벗어나 아들과 포옹하며, 목욕을 시킵니다.

다시 현재. 아버지는 그의 아들에게 세상에는 나쁜 사람 천지라며, 마음속 불씨를 꺼뜨리면 안 된다고 합니다.

어렵게 찾은 콜라를 아들에게 건넨 아버지. 효성스러운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마시겠다며 콜라를 다시 아버지에게 건넵니다.

휴식은 잠시, 다시 남쪽으로의 여정을 떠나는 부자.



회상. 아내는 결국 남편과 아들을 두고 집을 떠났고, 어둠 속에서 삶을 마감했습니다.


다시 현재. 남편은 반지와 사진 등 아내와의 흔적을 자리에 놔두고 떠납니다.

쓸만한 물건이 있을 법해 보이는 집을 찾아 들어간 부자.

집 공간 중, 바닥에 있는 의문의 장소가 잠겨있자, 아버지는 막아 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날붙이로 잠금장치를 뜯어냅니다.



어두운 지하 공간으로 들어간 부자. 그 안에는 나체의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부자에게 살려달라고 외칩니다. 양쪽 다리가 없는 등 피해자들의 몸이 성치 않은 것을 보아, 아버지는 식인을 하는 무리의 공간에 들어온 것을 알아챕니다. 부자는 황급히 공간에서 벗어납니다.

그러나 무리들이 다가와 집 밖으로 피할 수 없던 부자. 어쩔 수 없이 2층 화장실 공간에 올라가 몸을 숨깁니다. 해당 공간에서 인육을 발라낸 듯, 비 인륜적인 현장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아버지는 이를 보고 혹여나 무리에게 잡혔을 때, 아들에게 총으로 자살하라고 말해둡니다.

그러나 부자는 기지를 발휘해 공간에서 탈출합니다.

길을 떠나 아버지가 자라 온 집에 도착한 부자.

아버지는 익숙한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깁니다.



한편, 밖에서 주위를 돌아보다 자기 또래 아이를 본 아들. 아들은 긴급히 그를 따라가 보지만, 아버지에 의해 저지됩니다. 친구를 만들 수 있었을 거라는 기대감과 반가움 때문인지, 소년은 그를 따라가야 한다며 아버지에게 저항합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남쪽으로 떠나는 부자.

아버지는 우연히 길바닥에서 한 공간을 찾아냅니다.

그곳은 식량창고였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만찬을 즐기는 부자.

부자는 벙커에서 잠시 경계를 내려놓고 지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낯선 소리가 들리자, 아들에게 다시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전하는 아버지. 아버지는 물자를 넉넉히 챙긴 후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길을 떠나던 도중, 부자는 한 노인을 만납니다. 아버지는 노인을 두고 떠나려고 했으나, 자신의 아들이 노인에게 호의를 베풀자는 말에 그에게 식량을 나눠주고,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고 권유합니다.


아들이 잠들고, 대화를 나누는 노인과 아버지. 노인은 호의를 베푼 아이를 칭찬하였으며, 삶에 대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신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기도 합니다.

날이 밝고, 서로의 갈 길을 떠나는 부자와 노인.

아버지의 몸이 걷잡을 수 없이 여위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목적지 가까이에 바다가 있었기에, 아들은 아버지가 말한 푸른 바다에 대한 기대를 지닙니다.


바다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러나 바다의 푸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에 실망감을 드러낸 아들.

아버지는 난파선에 자원을 찾으러 추위를 이겨내고 바다를 헤엄칩니다.

아들이 잠들고, 아버지가 자원을 찾으러 간 사이에 강도에 의해 물건을 전부 도둑맞은 부자.



멀지 않은 곳에서 강도를 찾은 아버지. 강도도 결국 살기 위해서 부자의 자원을 약탈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강도에게 걸치고 있는 모든 것을 벗으라고 요구합니다. 순순히 나체 상태가 된 강도. 부자는 그의 옷가지를 가지고 길을 떠납니다. 아들은 나체 상태로 가만히 서 있던 강도가 신경 쓰였는지, 뒤를 계속 돌아봅니다.

아들의 간절한 부탁으로 강도의 옷을 돌려주려, 강도가 나체로 서 있던 자리를 찾은 부자. 그러나 강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강도의 옷과 소중한 식량을 자리에 두고 무거운 마음으로 다시 여정을 떠납니다.


아버지는 타인에 의해 화살을 맞았고, 더 이상 버틸 수 없이 몸이 쇠약해졌습니다.


죽음에 부쩍 가까워진 아버지. 그는 아들에게 총을 지니고 계속해서 남쪽으로 가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아버지는 자신이 오늘 밤을 넘기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립니다.

결국 세상을 떠난 아버지. 아들은 차갑게 몸이 식은 아버지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립니다.

아버지의 유언대로 총기를 소지하고 남쪽으로 떠나는 아들.

아들은 길을 가다 낯선 사람과 마주합니다. 아들은 낯선 사람이 강도인 줄 알고 경계합니다. 하지만 낯선 이는 자신이 착한 사람임을 밝히고 함께 길을 떠나자고 권유합니다.

낯선 이에게 자식 유무와, 식인 여부, 마음속 불씨 여부 등을 확인한 후 그들과 동행하기로 결심한 아들.




아들은 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동행하기로 한 가족 무리에게 다가갑니다. 이 가족은 부자를 몰래 따라다녔으며, 아들을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를 따뜻하게 맞이해 준 새로운 가족과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재난 영화 속 가족 구성원의 희생과 죽음은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더 로드'에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이 언젠가 죽을 거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한 때는 아들과 자살을 계획할 만큼 죽음과 가까이 있던 인물이었지만, 결국 죽음에 이를 때까지 아들을 생각하고, 그를 위해 노력합니다. 그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건 죽음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노인과 자신의 아내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수없이 갈등했지만, 결국 책임감 있게 아들에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 아버지의 부성애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사회엔 노상강도가 판을 치고, 자원이 한정적이기에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살인과 식인을 일삼는 부정의를 저지릅니다. 삶보다 죽음이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자살을 합니다. 삶의 의지가 없었던 아내가 예언한 듯이 성폭행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들과 마지막에 등장한 동행 가족처럼, 자신의 몫을 챙기기도 바쁜 상황에서 타인과 나누고자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내가 말했던 '따뜻한 곳'은 지역별 기후 특징뿐만 아니라, 따뜻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는 하나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가 뿌린 씨는 자기가 거둔다는 말이 있듯이, 호의는 결국 부메랑처럼 호의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통해 현재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태도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영화 <더 로드>는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원작 소설에서 극한 상황이 잘 묘사되어 있으니, 원작 소설을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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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따뜻한 가족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